“그동안 부잣집 아들 역할을 몇 번 해봤기 때문에 이제는 좀 더 발전된, 다른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내 이름은 김삼순’의 삼식이와도 차별화를 두고 싶고요. 그래서 조금은 어리바리하고 코믹스러운 엉뚱한 면을 가미해 색다른 재벌 2세 캐릭터를 보여드리려고요.” 20대 마지막 작품, 여자 역할도 신나는 이유 이번 드라마에서 그의 연기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는 남자의 모습으로 여자의 내면을 표현해야 하는 독특한 설정에 있다. 극중 여주인공 길라임 역의 하지원과 서로의 영혼이 뒤바뀌게 되는 현빈은 목소리부터 행동까지 철저하게 남자가 아닌 여자를 보여***;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하지만 촬영장에는 늘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여자 속옷을 몸에 걸치고 어찌할 바를 모르거나 손사래를 치면서 호호거리며 웃는 그의 모습이 코믹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다리를 두 팔로 끌어안고 앉거나 안짱다리 자세로 서는 모습 등에서 최대한 여성스럽게 보이려고 연습하고 있어요. 그런데 쪼그려 앉는 일이 그렇게 불편하고 힘든지 몰랐어요(웃음).”
현빈은 내년 3월 입대를 앞두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20대로서 하게 되는 마지막 연기, 2년여 간의 공백을 앞둔 마지막 작품이라는 것 때문에 이번 드라마에 대한 애착이 여느 때보다 강하다. “군대에 다녀오고 나서 다시 연기를 안 할 것도 아닌데 당분간 (연기로부터) 떨어져 있을 생각을 하니까 더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현빈은 연기에 대한 스스로의 성장을 묻는 질문에 “매 순간 조금씩 배워간다는 느낌, 그리고 그 느낌들이 새로운 작품들을 만날 때마다 하나씩 표현되고 나타나는 것 같다”고 겸손히 답했다. ‘꽃미남 스타’, ‘인기 연예인’이라는 수식어보다 ‘연기로 승부하는 연기꾼’으로 계속 남고 싶다는 그의 바람처럼 데뷔 7년 차 현빈은 지금보다 앞으로의 시간이 더 기다려지는 배우임에 틀림없다. “지금 당장은 제가 어떤 모습으로 더 발전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2년 후 다음 작품에서는 이번에 배운 것들이 또다시 하나, 둘씩 나올 수 있지 않을까요?” <■글 / 윤현진 기자 ■사진 / 강은호>